중국의 첸싱통(Chen Xingtong)이 오랜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2020년 WTT 마카오(Macao)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첸싱통은 8번 시드를 받아 배틀 투(Battle Two)부터 출전했고, 배틀 투 첫 경기에서 홍콩 두호이켐(Doo Hoi Kem)을 3-0(11-8, 11-8, 11-3)으로 완파하고 8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8강부터는 자국 주전들과의 접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첸싱통은 8강 중국 딩닝(Ding Ning)을 3-2(11-10, 11-7, 9-11, 8-11, 12-14), 4강 중국 첸멍(Chen Meng)을 4-3(10-11, 1-11, 7-11, 11-10, 11-9, 11-5, 11-7)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두 경기 모두 초반에 크게 뒤지다, 후반에 뒤집은 극적 역전승이었습니다. 첸싱통은 8강, 4강에서 딩닝, 첸멍을 상대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품 랠리를 선보이며 탁구 팬들의 큰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그리고, 결승에서는 왕만위(Wang Manyu)를 꺾고 올라온 중국 쑨잉샤(Sun Yingsha)에 1-5(11-10, 11-8, 11-6, 9-11, 11-6, 11-4)로 패해 최종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딩닝과의 8강전

(출처 : 시나닷컴)

(2020년 WTT 마카오 여자 8강전 첸싱통 VS 딩닝)

(출처 : 유튜브)

첸싱통은 딩닝을 상대로 0-2로 뒤지다 3-2 역전승에 성공했습니다. 첸싱통은 마지막 5게임 역시 8-10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이 게임 역시 듀스 끝에 14-12로 승리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습니다. 딩닝은 계속되는 랠리 속에 경기 초반에는 앞섰지만, 후반에 갈수록 조금씩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오랜만에 국제 대회에 출전한 딩닝에게 이런 식의 중, 후진을 오가는 랠리 승부는 체력적인 면에서 큰 부담이 되는 승부였습니다.

평소 탁구 대회 중계는 두 선수가 수직 선상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이 주가 되었지만, 이번 대회는 두 선수가 수평 선상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주로 보여주었습니다. 변화된 카메라 앵글 상에서 첸싱통, 딩닝 두 선수가 치고받는 랠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박진감이 넘쳤습니다.

첸싱통은 딩닝과의 역대 4번째 맞대결을 승리하며 4전 2승 2패를 기록했습니다. 첸싱통은 올해 3월 카타르(Qatar/플래티넘) 오픈 8강에서 0-4(11-6, 11-4, 11-8, 11-1)) 완패를 당한 이후, 9개월여만의 맞대결에서 3-2로 승리했습니다.

첸멍과의 4강전

(출처 : 시나닷컴)

(2020년 WTT 마카오 여자 4강전 첸싱통 VS 첸멍)

(출처 : 유튜브)

첸싱통은 첸멍과의 4강전 역시 짜릿한 역전승이었지만, 그 흐름은 앞서 딩닝과의 경기와는 달랐습니다. 첸싱통은 1게임을 10-11로 패한 후, 2, 3게임을 내리 내주며 전체적인 흐름은 첸싱통의 0-4 완패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4게임을 11-10으로 따내며 극적으로 살아났고, 이후 5, 6, 7게임을 연이어 따내며 극적 역전승에 성공했습니다.

첸멍은 2020년 웨이하이(Weihai) 중국 탁구선수권, 2020년 웨이하이 여자 탁구 월드컵, 2020년 정저우(Zhengzhou) ITTF 파이널스에 이어, 4회 연속 우승, 국제 대회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첸싱통에 패해 4강 진출에 만족했습니다.

첸싱통은 첸멍과의 6번째 맞대결을 승리하며 6전 3승 3패를 기록했습니다. 첸싱통은 2020년 WTT 마카오 4강에서 첸멍을 꺾으며, 첸멍 상대 3연패를 끊었습니다.

첸싱통 1년 4개월 만의 결승 진출

(▲ 첸싱통 2019년 불가리아 오픈 우승 당시 모습)

(출처 : 플릭커닷컴)

(2017년 헝가리 오픈 여자 개인단식 결승전 첸싱통 VS 웬지아)

(출처 : 유튜브)

(2017년 스웨덴 오픈 여자 개인단식 결승전 첸싱통 VS 딩닝)

(출처 : 유튜브)

2017년에 등장한 중국 여자 탁구 영건 3인방(첸싱통, 쑨잉샤, 왕만위) 중에 월드투어에서 가장 먼저 우승한 선수는 당시 19살(1997년 5월 27일생)의 첸싱통이었습니다. 첸싱통은 2017년 첫 대회인 헝가리(Hungarian/레귤러) 오픈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월드투어 첫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이후, 6월에 쑨잉샤가 일본(Japan/플래티넘) 오픈, 8월에 왕만위가 오스트리아(Austrian/플래티넘) 오픈에서 우승하며 차례로 첫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첸싱통은 헝가리 오픈 첫 우승 이후, 마지막 대회인 스웨덴(Swedish/레귤러) 오픈 결승에서 딩닝을 4-3(11-9, 15-13, 10-12, 11-6, 6-11, 6-11, 11-9)으로 이기고 우승하며 2번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첸싱통은 2017년 2회 우승 이후 한동안 월드투어를 포함한 국제 대회에서 전혀 두각(頭角)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우승은 한차례도 없었고, 2018년 6월에 출전한 홍콩(Hong Kong/레귤러) 오픈에서 준우승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왕만위와 쑨잉샤는 중국 여자 탁구 주전으로 발돋움했지만, 첸싱통은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습니다. 2019년 최고 대회인 부다페스트(Budapest)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왕만위, 쑨잉샤는 선발전을 통과했지만, 첸싱통은 선발전 통과하지 못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첸싱통은 2019년에 불가리아(Bulgaria/레귤러) 오픈, 체코(Czech/레귤러) 오픈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 대회들은 중국 주전들을 제외한 2진급들이 출전한 대회였습니다. 당시, 첸싱통은 월드투어 2회 연속 우승의 호 성적을 기록했지만, 인터뷰 내용은 경쟁에서 밀린 아쉬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첸싱통 - "나는 지금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미래에 대한 어떤 명확한 목표가 없다. 나는 단지 다음 경기, 다음 게임에 집중할 뿐이고, 다시 최선을 다해 경기할 것이다. 체코 오픈은 매우 멋진 대회였고, 나는 우승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완벽했다" (출처 : ITTF 홈페이지)

그리고, 첸싱통은 2020년 WTT 마카오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2019년 체코 오픈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결승에 올랐습니다. 2020년 도쿄(Tokyo) 올림픽은 이미 늦어버린 상황이고, 만약, 도쿄 올림픽 이후 딩닝, 류스원이 2선으로 물러난다면 첸싱통에게 주전 도약의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 빠빠빠 탁구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