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선정 역대 올림픽 남자 개인단식 스릴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결승전. 유승민 VS 왕하오.
작성자 이옥수(빠빠빠)
등록일2020-09-17 09: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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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승민(Ryu Seungmin. 柳承敏)은 그 유명한 2004년 아테네(Athene) 올림픽 남자 개인단식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유승민은 4강에서 스웨덴 얀-오베 발트너(Jan-Ove Waldner)를 4-1(11-9, 9-11, 11-9, 11-5, 11-5)로 이겼고, 결승에서 중국 왕하오(Wang Hao. 王皓)를 4-2(11-3, 9-11, 11-9, 11-9, 11-13, 11-9)로 꺾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남자 사상 첫 그랜드슬램에 빛나는 '탁구 모차르트(the Mozart of table tennis)'도 세계 최강 중국이 자랑하던 슈퍼 영건도 유승민의 신들린 듯한 풋 워크와 파워 드라이브 앞에 무너졌습니다.

 

유승민은 2000년 시드니(Sydney)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본선 1라운드 32강 첫 경기에서 프랑스 크리스토프 르구(Christophe Legout)에 2-3(21-15, 21-23, 10-21, 25-23, 21-17)으로 아쉽게 패한 이후, 2번째 출전 대회만에 올림픽 챔피언에 오르는 기염(氣焰)을 토했습니다.

 

유승민의 금메달은 한국 탁구가 올림픽에서 따낸 16년 만의 금메달이었습니다. 한국은 탁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2개(남자 개인단식/유남규, 여자 개인복식/현정화, 양영자)의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후 3번(1992 바르셀로나, 1996 애틀랜타, 2000 시드니)의 올림픽에서 3회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남녀 개인단식, 남녀 개인복식 모두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중국 남자 탁구는 1988년 서울 올림픽, 1992년 바르셀로나(Barcelona) 올림픽 개인단식에서 2회 연속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마원거(Ma Wenge)가 따낸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하지만,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개인단식에서 류궈량(Liu Guoliang)이 첫 금메달을 따낸 이후, 전 종목 스윕에 성공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역시 전 종목 스윕에 성공했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개인단식에서 유승민이 따낸 금메달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얀-오베 발트너가 금메달을 따낸 이후, 지금까지 넌 차이니스(Non Chinese) 플레이어가 따낸 유일한 금메달로 남아있습니다.

 

왕하오는 4강에서 세계 1위 중국 왕리친(Wang Liqin)을 4-1(11-8, 11-5, 6-11, 11-9, 11-3)로 꺾으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결승전 패배로 은메달에 만족했습니다. 왕하오는 이후 2008년 베이징(Beijing) 올림픽, 2012년 런던(London) 올림픽에서 3회 연속 남자 개인단식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결승에서 패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은 중국 마린(Ma Lin)에 1-4(9-11, 9-11, 11-6, 7-11, 9-11)로 패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 결승은 중국 장지커(Zhang Jike)에 1-4(18-16, 11-5, 11-6, 10-12, 13-11)로 패했습니다. 왕하오는 비록 개인단식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 2개(2008 베이징, 2012 런던) 포함 총 5개의 메달을 따내며 역대 남자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 1위에 올랐습니다.

 

- 참고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여러 가지 면에서 변화가 많았던 대회입니다. 먼저, 40미리 셀룰로이드(Celluloid) 볼이 처음 사용되었고, 포인트 계산 방식이 21점 5전 3선승제에서 11점 7전 4선승제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경기 방식 역시 그룹별 경기 후, 본선 32강 경기 방식에서 128강 경기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두 대회 모두 세계 랭킹 상위 16명의 선수들은 시드를 받아 본선 32강에 직행했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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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TTF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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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개인단식 경기 결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개인단식 8강 얀-오베 발트너 VS 티모 볼)

(출처 : 유튜브)

 

유승민은 중국 왕리친, 마린에 이어 3번 시드를 받았고, 왕하오가 4번 시드를 받았습니다. 올림픽 시드 경쟁 중에, 3번 시드를 만들기 위해 이집트(Egypt) 오픈까지 출전하는 강행군을 펼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화입니다. 결과적으로 유승민은 3번 시드를 받아 8강까지 자신에게 특히 강했던 독일 티모 볼(Timo Boll), 마린 등과 반대편에서 경기를 했고, 얀-오베 발트너가 두 선수를 모두 이겨 4강에서 유승민, 얀-오베 발트너의 맞대결이 성사되었습니다. 얀-오베 발트너는 16강에서 마린을 4-1(11-9, 12-10, 7-11, 11-5, 11-9), 8강에서 티모 볼을 4-1(7-11, 11-13, 11-6, 7-11, 11-13)로 이겼습니다.

 

유승민은 우승하기까지 총 5명의 선수를 이겼습니다. 올림픽 무대에서 쉬운 경기는 없지만, 스코어 상으로 대만 펜홀더 에이스 창펭룽(Chinag Peng-Lung)과 맞붙은 16강이 가장 큰 접전이었습니다. 유승민은 창펭룽을 상대로 한 게임씩 주고받으며 마지막 7게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결국 마지막 7게임을 11-4로 승리하며 최종 경기 결과 4-3(11-6, 11-6, 7-11, 8-11, 11-3, 6-11, 11-4)으로 승리했습니다.

 

릉추옌이 16강에서 벨라루스 블라디미르 삼소노프(Vladimir Samsonov)를 4-3(1-7, 6-11, 11-9, 6-11, 11-5, 7-11, 11-8)으로 꺾은 것도 유승민에겐 호재(好材)였습니다.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는 6번 시드를 받아 유럽에서 시드가 가장 높은 선수였지만, 16강에서 릉추옌에 패했고, 유승민은 릉추옌을 4-2(6-11, 10-12, 11-6, 11-6, 11-9, 11-5)로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개인단식 4강 유승민 VS 얀-오베 발트너)

(출처 : 유튜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개인단식 결승전 유승민 VS 왕하오)

(출처 : 유튜브)

 

유승민과 왕하오의 결승전은 시종일관 유승민의 빠른 풋 워크와 파워 드라이브가 왕하오를 압도한 경기였습니다. 유승민은 왕하오를 맞아, 1-1 상황에서 3, 4게임을 연이어 따내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습니다. 이후 5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11-13으로 내주며 추격을 허용했지만, 6게임을 11-9로 따내며 올림픽 금메달을 결정지었습니다. 유승민은 이전까지 왕하오에 6전 6패를 기록했지만, 아테네 올림픽 결승에서 왕하오 상대 첫 승을 거둔 것도 잘 알려진 기록입니다.

 

유승민 - "금메달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고비를 잘 넘겼다. 왕하오보다 내가 심리적인 부담이 적어 투혼을 발휘할 수 있었다. 국민들과 팬들에게 영광을 돌린다. 이번 금메달로 한국 탁구가 인기를 회복하길 바란다" (출처 : 서울신문. 2004년 8월 24일 자)

 

왕하오 - "아테네 올림픽 준우승은 나에겐 진정 악몽(惡夢)이었다. 마음이 무척 아팠다. 올림픽 첫 출전이었기 때문에, 시작 분위기는 좋았지만 마지막은 달랐다. 나는 갑자기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느꼈다. 결승전을 앞두고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다. 결승전이 시작되고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정신은 멍한 상태였고, 그 영향은 나에게 매우 컸다" (출처 : Tabletennista)

 

이후, 유승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단체전 동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금, 은, 동메달을 모두 따내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출처 : 빠빠빠 탁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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