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COVID-19)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 모든 것이 멈춰버렸습니다. 국가 간의 이동은 단절되었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야 하는 모든 스포츠 이벤트는 취소되거나 연기되었습니다. 탁구도 예외는 아닙니다. 큰 기대를 모았던 2020년 부산(Busan)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몇 번의 연기 끝에 결국 2021년으로 넘어갔고, 그보다 앞서 2020년 도쿄(Tokyo) 올림픽 역시 2021년으로 연기되었습니다. 탁구 국제 대회는 3월에 치러진 2020년 카타르(Qatar/플래티넘) 오픈을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이 중단되었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여전히 전 세계에 만연(蔓延)한 상황에서 탁구 국제 대회 재개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몇 개 국가를 중심으로 탁구 대회가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탁구 대회를 시작한 나라는 독일입니다. 독일은 코로나 19 사태로 중단된 2019/2020 탁구 분데스리가(Tischtennis-Bundesliga/TTBL)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3월 8일에 있었던 21라운드 경기 이후, 3개월여 만의 재개입니다.

2019/2020 탁구 분데스리가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정규 시즌이 도중에 끝나고 말았습니다. 애초에 12개 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2라운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21라운드까지만 하고 정규 시즌이 끝났습니다. 결국, 남은 22라운드 경기 없이, 21라운드까지의 결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4개 팀이 정해졌습니다. 물론, 21라운드까지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한 경기를 더 한다고 해서 큰 의미는 없었습니다. 21라운드 경기 결과 자르브뤼켄(Saarbr?cken/17승 4패), 뒤셀도르프(D?sseldorf/17승 4패), 옥센하우젠(Ochenhausen/15승 6패), 브레멘(Bremen/15승 6패)이 차례로 1, 2, 3, 4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그리고, 독일 현지 시각으로 6월 10일(수) 오후 1시 시즌 1위 팀 자르브뤼켄과 4위 팀 브레멘의 플레이오프 첫 경기가 벌어졌습니다. 중국 샹쿤(Shangkun), 독일 파트릭 프란치스카(Patrick Franziska), 폴란드 토마스 폴란스키(Tomas Polansky) 등이 주축이 된 자르브뤼켄은 시즌 티모 볼(Timo Boll)이 이끄는 뒤셀도르프와 마지막까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쳤습니다. 양 팀은 마지막 21라운드 경기 결과 똑같이 17승 4패를 기록했지만, 자르브뤼켄이 매치 득실에서 앞서 1위, 뒤셀도르프가 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자르브뤼켄은 2010/2011 시즌 이후, 무려 10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이에 반해, 브레멘은 2011/2012 시즌 3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에 처음 진출한 이후, 이번 시즌 7년 만에 다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브레멘은 2011/2012 시즌 4강에서 뒤셀도르프를 5 대 3(3 대 0, 2 대 3), 결승에서 옥센하우젠을 3 대 0으로 꺾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브레멘의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가 대만 츄앙츠위엔(Chuang Chih-Yuan), 루마니아 아드리안 크리산(Adrian Crisan), 영국 폴 드린크홀(Paul Drinkhall)이었습니다. 결승 상대였던 옥세하우젠에는 한국 유승민(Ryu Seungmin)이 주전으로 뛰었습니다. 브레멘은 지난 시즌 10개 팀 중에 9위까지 떨어지는 부진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2019년 부다페스트(Budapest)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인 스웨덴 마티아스 팔크(Mattias Falcks)를 새로 영입하며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21라운드 정규 시즌 경기 결과 15승 6패의 성적으로 4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브레멘은 3위 옥센하우젠과 팀 승패는 똑같았지만, 매치 득실에서 밀렸습니다.

자르브뤼켄 결승 진출

(▲ 자르브뤼켄 샹쿤)

(출처 : TTBL 홈페이지)

(▲ 자르브뤼켄 파트릭 프란치스카)

(출처 : TTBL 홈페이지)

(2019/2020 TTBL 플레이오프 자르브뤼켄 VS 브레멘)

(2019/2020 TTBL 플레이오프 자르브뤼켄 VS 브레멘. 1매치 샹쿤 VS 키릴 게라씨멘코)

(출처 : 유튜브)

자르브뤼켄과 브레멘의 플레이오프 경기 결과 자르브뤼켄이 브레멘을 3 대 0으로 완파하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자르브뤼켄은 1매치 첫 경기에서 이번 시즌 개인 랭킹 1위에 오른 샹쿤이 키릴 게라씨멘코를 3-1(4-11, 11-8, 11-6, 11-1)로 꺾으며 먼저 앞서 나갔고, 이후 2매치 파트릭 프란치스카, 3매치 다르코 요르지치(Darko Jorgic)가 연이어 승리하며 최종 경기 결과 3 대 0으로 승리했습니다. 브레멘은 에이스 마티아스 팔크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지만, 2매치에서 파트릭 프란치스카에 0-3(11-5, 11-9, 11-7) 완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2019/2020 TTBL 플레이오프 자르브뤼켄 VS 브레멘. 2매치 파트릭 프란치스카 VS 마티아스 팔크)

(출처 : 유튜브)

(2019/2020 TTBL 플레이오프 자르브뤼켄 VS 브레멘. 3매치 다르코 요르지치 VS 마르셀로 아귈레)

(출처 : 유튜브)

자르브뤼켄은 정규 시즌 브레멘과 2번 맞붙어 2번 모두 패했습니다. 9라운드 첫 경기는 2 대 3으로 패했고, 20라운드 2번째 경기는 1 대 3으로 패했습니다. 두 경기 모두 상대 팀 에이스 마티아스 팔크에 4전 1승 3패를 당하며 팀 승패를 내주고 말았지만, 플레이오프 맞대결은 파트릭 프란치스카가 마티아스 팔크에 3-0 완승을 거두며, 팀 역시 3 대 0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탁구 분데스리가는 2018/2019 시즌부터 경기 방식이 5단식에서 4단식 1복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단식, 단식, 단식, 단식, 복식 순으로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역시 정규 시즌은 똑같이 진행되었는데, 플레이오프는 복식이 빠지고, 예전 방식인 5단식으로 진행됩니다. 코로나 19 사태를 맞아, 두 선수가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하는 복식 경기를 제외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경기 수도 플레이오프 홈 앤드 어웨이 2경기에서 단판 승부로 바뀌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자르브뤼켄과 브레멘은 한 경기를 더 해 총 매치 합을 가지고 승부를 가려야 하지만, 올해는 단판 승부로 자르브뤼켄이 브레멘을 꺾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이제, 자르브뤼켄은 정규 시즌 2위 팀 뒤셀도로프와 4위 팀 옥센하우젠의 승자와 최종 우승을 다툽니다. 자르브뤼켄은 2010/2011 시즌 이후 10회 연속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우승은 하지 못했습니다. 자르브뤼켄이 우승한 것은 1988/1989 시즌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자르브뤼켄은 코로나 19 사태를 딛고 재개된 탁구 분데스리가에서 31년 만에 우승을 차지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출처 : 빠빠빠 탁구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