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 불발과 남북 4강 맞대결.[2001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작성자 이옥수(빠빠빠)
등록일2020-06-08 09: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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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사카(Osaka)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 팀의 가장 큰 이슈는 '남북 단일팀' 출전이었습니다. 당시, 한국, 북한은 '6·15 남북 공동 선언' 이후 조성된 화해 무드 속에 2001년 오사카 대회 남북 단일팀 출전을 전격 합의했습니다. 1991년 지바(Chiba) 대회 이후 10년 만의 남북 단일팀 출전이었습니다.

 

김한길(당시 문화관광부 장관) - "남북한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단일팀을 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내일 중 남북한 탁구협회가 국제탁구연맹에 단일팀 참가를 신청키로 했다. 선수단의 규모는 남과 북이 각각 25명씩, 모두 50명으로 하고 선수단의 호칭과 단기, 응원가 등은 지난 91년 지바(千葉)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참가시의 합의 내용을 선례로 삼기로 했다" (출처 : 연합뉴스. 2001년 3월 14일 자)

 

김운용(당시 대한체육회장) - "지난달 하순 해외에서 북한 체육계 최고위급 관계자와 만난 사실이 있다. 단일팀 구성은 기술적인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시간도 있어 가능하다는 게 북측의 입장이다. 이번 주말 갖는 남북한 간 협의에서 일이 잘 풀리면 단일팀 탄생이 가능하다. 탁구 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기술적 문제에 대해 선수 구성은 똑같이 반반으로 하고 동일한 유니폼을 착용하며 국기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개막식 동시 입장 때 사용한 한반도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한국경제. 2001년 3월 8일 자)

 

이후, 북한에서도 ITTF(국제탁구연맹. International Table Tennis Federation)에 남북 단일팀  출전 의사를 공식 표명하며, 역대 2번째 탁구 세계 대회 남북 단일팀 출전은 거의 기정사실화된 듯 보였습니다. 남북 단일팀 감독으로 강문수 삼성생명  감독, 코치로 안재형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 문규민 현대백화점 감독이 임명되었습니다.

 

아담 샤라라(당시 ITTF 회장) - "남북한 관계자들과 개별 접촉을 통해 단일팀의 국기, 유니폼, 자격 등을 결정할 것. 앞으로 열리는 모든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남북 단일팀 구성을 승인할 것"(출처 : 한국경제. 2001년 3월 19일 자)

 

하지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북 단일팀 출전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북한에서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해와 역대 2번째 세계 대회 남북 단일팀 출전은 불발로 끝났습니다. 남북 단일팀 훈련 장소까지 정해진 상황에서 매우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4강 남북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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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교)

(출처 :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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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지혜)

(출처 : 미상)

 

하지만, 양 팀은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4강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한국은 C 조(한국,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1위, 북한은 G 조(북한, 독일, 호주) 1위로 16강에 직행했습니다. 먼저, 한국은 16강 오스트리아 3 대 1, 8강 싱가포르를 3 대 1로 꺾었고, 북한은 16강 벨라루스 3 대 1, 8강 대만 3 대 0으로 꺾고 4강에 올랐습니다. 이제, 4강 남북 대결에서 이긴 팀이,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중국을 상대로 최종 우승을 다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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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4강 한국 VS 북한)

 

4강 남북 대결에서 한국은 김무교(Kim Mookyo), 유지혜(Ryu Jihye) 주전 출전, 이은실(Lee Eunsil) 비주전 출전했고, 북한은 김향미(Kim Hyang Mi), 김현희(Kim Hyon Hui) 주전 출전, 두정실(Tu Jong Sil) 비주전 출전했습니다. 최종 경기 결과 북한은 한국을 3 대 1로 꺾고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했고, 한국은 최종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은 1매치 김무교가 김향미를 2-1(21-23, 21-17, 21-19)로 꺾으며 먼저 앞서갔지만, 이후, 2, 3, 4매치를 모두 내주며 결국 1 대 3으로 패했습니다. 한국은 2매치 유지혜가 김현희에 0-2(15-21, 16-21)로 패한 후, 3매치 이은실이 두정실에 1-2(28-26, 14-21, 13-21), 4매치 김무교가 김현희에 0-2(8-21, 20-22)로 패했습니다.

 

북한은 4강에서 한국을 3 대 1로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결승에서 중국에 0 대 3 완패를 당해 최종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북한의 은메달은 1997년 맨체스터(Manchester) 대회 은메달 이후, 4년 만의 세계 대회 여자 단체전 은메달이었습니다. 한국은 2000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 대회 동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국, 북한 양 팀 모두 2001년 오사카 대회 입상 이후, 10년 이상의 침체기를 겪게 됩니다. 이후, 한국은 2012년 도르트문트(Dortmund) 대회에서 11년 만의 동메달을 따내고, 북한은 더 늦은 2016년 쿠알라룸프르 대회에서 15년 만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출처 : 빠빠빠 탁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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