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Eindhoven)에서 개최된 제45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새로운 남녀 세계 챔피언에 탄생한 대회였습니다. 남자 개인단식은 중국 류궈량(Liu Guoliang)이 우승했고, 여자 개인단식은 중국 왕난(Wang Nan. 王楠)이 우승하며 사상 첫 세계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류궈량은 1995년 톈진(Tianjin) 대회 결승에서 중국 공링후이(Kong Linghui)에 2-3(17-21, 21-16, 15-21, 21-14, 21-10) 아쉬운 역전패를 당해 금메달을 놓친 이후, 4년 만에 결국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류궈량은 마지막 결승에서 똑같이 중국식 펜홀드를 사용하는 중국 마린(Ma Lin)을 3-2(16-21, 21-19, 21-19, 16-21, 22-24)로 꺾었습니다.

류궈량은 1999년 에인트호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탁구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류궈량은 1996년 애틀랜타(Atalanta) 올림픽, 1996년 님(Nimes) 남자 탁구 월드컵에 이어 1999년 에인트호번 세계 대회에서 그랜드슬램 마지막 퍼즐을 맞추었습니다. 당시, 류궈량의 그랜드슬램 달성은 스웨덴 얀-오베 발트너(Jan-Ove Waldner)에 이어 세계 2번째, 중국 남자 사상 최초 기록이었습니다. 보통,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들은 4년마다 개최되는 올림픽 우승이 마지막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류궈량은 달랐습니다. 류궈량은 올림픽에서 가장 먼저 우승하고, 남자 월드컵,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차례로 우승했습니다. 애초에, 중국 남자 최초 그랜드슬램에서 앞서 나간 선수는 스웨덴 유학파 공링후이였습니다. 공링후이는 1993년 귀국 이후, 자국에서 개최된 1995년 톈진 대회, 같은 해 님 남자 월드컵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그랜드슬램 달성에 올림픽 우승만을 남겨두었습니다. 하지만, 공링후이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해 중국 최초 타이틀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왕난은 전 세계를 호령(號令) 했던 중국 덩야핑(Deng Yaping)의 은퇴 이후, 첫 세계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왕난은 1995년 톈진 대회 8강, 1997년 맨체스터(Manchester) 대회 은메달 이후, 3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왕난은 마지막 결승에서 신예 장이닝(Zhang Yining)을 접전 끝에 3-2(15-21, 14-21, 21-5, 21-12, 21-11) 역전으로 이기고 우승했습니다. 장이닝은 세계 대회 첫 출전에 결승까지 오르는 기염(氣焰)을 토했지만, 왕난에 패해 은메달에 만족했습니다.

왕난은 1997년 상하이(Shanghai) 여자 탁구 월드컵, 1999년 에인트호번 세계 대회, 2000년 시드니(Sydney) 올림픽에서 차례로 우승하며 탁구 그랜드슬램에 성공했습니다.

한국은 여자 개인단식(유지혜), 남자 개인복식(김택수, 박상준), 여자 개인복식(김무교, 박해정) 4강 진출에 성공하며 동메달 3개를 따냈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세계 탑텐 김택수(Kim Taeksoo/세계 8위)는 8강에서 중국 영건 마린에 0-3(21-13, 21-18, 21-8) 완패를 당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총 11명 출전

(출처 : ITTF 홈페이지)

당시, 세계 랭킹 탑 텐에 올라있는 선수들은 세계 대회 출전 엔트리 상관없이 자동 출전권이 주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김택수가 1999년 2월 기준 8위에 올라 자동 출전권을 받았습니다. 김택수는 전 달까지 11위였지만, 2월에 3계단이 상승한 세계 8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1999년 에인트호번 대회에 출전할 총 10명(남자 5명, 여자 5명)의 선수를 선발하면서, 선발전으로 8명(남자 4명, 여자 4명), 협회 추천으로 2명(남자 1명, 여자 1명)을 선발했습니다.

1, 2차 선발전 결과 남자는 유남규(Yoo Namkyu), 오상은(Oh Sangeun), 이철승(Lee Chulseung), 박상준(Park Sangjun), 여자는 이은실(Lee Eunsil), 유지혜(Ryu jihye), 박해정(Park Haejung), 김무교(Kim Mookyo)가 선발되었고, 유승민(Ryu Seungmin), 석은미(Suk Eunmi)가 협회 추천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되었습니다. 여기에 세계 랭킹 자동 출전권을 받은 김택수까지 더해, 한국은 총 11명의 선수가 출전했습니다. 탁구 신동 유승민은 1997년 맨체스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협회 추천으로 세계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최종선발전 성적

남자 - 1위 오상은(삼성생명) 14승 1패, 2위 이철승(삼성생명) 14승 1패, 3위 유남규(전 동아생명) 12승 3패, 4위 박상준(대우증권) 12승 3패

여자 - 1위 이은실(삼성생명) 14승 1패, 2위 유지혜(삼성생명) 13승 2패, 3위 박해정(삼성생명) 12승 3패, 4위 김무교(대한항공) 12승 3패

(출처 : 미상)

유남규는 1999년 에인트호번 대회 출전권을 따내며 세계 대회 7회 연속 출전의 대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유남규는 1987년 뉴델리(New Delhi) 대회 첫 출전 이후, 1999년 에인트호번 대회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전했습니다. 이 때까지 김택수가 6회 연속 출전으로 유남규 뒤를 이어 연속 출전 2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김택수는 이후 세계 대회 4회(2000 쿠알라룸푸르, 2001 오사카, 2003 파리, 2004 도하) 더 출전하며 세계 대회 10회 연속 출전으로 유남규의 기록을 뛰어넘었습니다.

3개의 동메달

(출처 : 연합뉴스. 2006년 8월 21일 자)

한국은 남자 개인복식, 여자 개인단식, 여자 개인복식에서 총 3개의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먼저, 남자 개인복식에 김택수, 박상준 조는 16강에서 프랑스 장-필리프 가티엥(Jean-Philippe Gatien/가시앙), 패트리크 칠라(Patrick Chila) 조를 2-1(12-21, 21-19, 21-19), 8강에서 폴란드 루치안 블라스치크(Lucjan Błaszczyk), 토마스 크르제체브스키(Tomasz Krzeszewski) 조를 2-1(10-21, 9-21, 18-21)로 이겼고, 4강에서 중국 왕리친(Wang Liqin), 얀센(Yan Sen) 조에 1-2(18-21, 21-23, 12-21)로 패했습니다.

여자 개인복식에 박해정, 김무교 조는 16강에서 일본의 카즈코 나이토(Kazuko Naito), 린코 사카타(Rinko Sakata) 조를 2-1(21-17, 17-21, 21-16), 8강에서 대만 첸징(Chen Jing/천징), 쉬징(Xu Jing) 조를 3-2(19-21, 12-21, 21-18, 23-21, 21-18)로 이겼고, 4강에 중국 양잉(Yang Ying), 쑨진(Sun Jin) 조에 1-3(21-14, 21-9, 15-21, 21-18)으로 패했습니다.

여자 개인복식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유지혜, 이은실 조는 16강에서 중 장이닝(Zhang Yining), 장잉잉(Zhang Yingying) 조에 0-2(14-21, 22-24)로 패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여자 개인단식의 유지혜는 16강에서 중국의 양잉(Yang Ying)을 3-0(21-14, 21-12, 21-10), 8강에서 독일의 징 티안 조르너를 3-1(18-21, 21-17, 21-16, 21-9)로 이겼지만, 4강에서 중국 왕난(Wang Nan)에 접전 끝에 2-3(22-24, 21-9, 21-5, 16-21, 21-16) 아쉬운 패배를 당했습니다.

남자 에이스 김택수는 32강에서 독일 티모 볼(Timo Boll)을 3-1(17-21, 21-19, 21-16, 21-18), 16강에서 벨기에 장-미셸 세이브(Jean-Michel Saive)를 3-2(17-21, 21-17, 11-21, 21-14, 21-10)로 이겼지만, 8강에서 중국 영건 마린에 0-3 완패를 당했습니다.

(출처 : 빠빠빠 탁구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