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쉽게 이야기하는 월드투어 대회도 본선에 오르려면 예선 격인 프리리미너리(Preliminary) 라운드를 통과해야 합니다. 기존에 세계 랭킹이 높은 선수들은 시드를 받아 32강이 겨루는 본선에 직행하지만, 세계 랭킹이 낮은 선수들은 프리리미너리 라운드를 통과한 16명의 선수만이 본선에 오를 수 있습니다. 한때, 월드투어 본선 1라운드가 64강부터 시작하던 시절에는 예선에 출전한 선수들 중에 무려 32명이 본선에 올랐지만, 지금은 32강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본선 진출 선수도 절반으로 줄었고, 경쟁은 두 배로 치열해졌습니다. 한 해 개최되는 월드투어 12개 대회에서 본선에 오르는 것 자체가 그만큼 힘들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회 레벨 및 상위권 선수들의 출전 여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월드투어 본선에 오르려면 세계 랭킹 20, 30위권 선수 한 명 정도는 이겨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세계 탑텐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플래티넘(Platinum) 대회는 시드를 받지 못해 프리리미너리 라운드부터 출전하는 세계 랭킹 20, 30위권 선수들이 수두록 하기 때문에 본선 진출이 더욱 힘듭니다.

한국 남자 탁구 기대주 조대성(Cho Daeseong. 趙大成)이 9번째 월드투어인 2019년 체코(Czech/레귤러) 오픈 남자 개인단식에서 본선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조대성은 프리리미너리 1라운드에서 러시아 빌단 가디에프(Vildan Gadiev/세계 137위), 2라운드 스웨덴 크리스티안 카를손(Kristian Karlsson/세계 28위), 3라운드 파라과이 마르셀로 아길레(Marcelo Aguirre/세계 84위), 마지막 4라운드에서 프랑스 엔조 앙글러(Enzo Angles/세계 148위)를 꺾고 32강이 겨루는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특히, 조대성이 프리리미너리 2라운드에서 꺾은 크리스티안 카를손은 출전 랭킹 28위에 19번 시드를 선수입니다. 출전 랭킹 305위의 조대성은 출전 랭킹 28위의 크리스티안 카를손을 4-2(10-12, 11-6, 11-8, 8-11, 6-11, 0-11/부상 기권)으로 꺾는 이변(異變)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크리스티안 카를손 외에도, 조대성이 프리리미너리 라운드에서 이긴 선수 중에 조대성보다 세계 랭킹이 낮은 선수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조대성은 32강이 겨루는 남자 개인단식 본선 1라운드에서 대표 팀 선배 이상수(Lee Sangsu)를 상대로 16강 진출을 다투게 되었습니다. 이상수는 7번 시드를 받안 본선에 직행했고, 조대성이 프리리미너리 라운드를 통과해 본선에 오르면서 선·후배 매치가 성사되었습니다.

조대성 본선 진출

(▲ 올해 카타르 오픈 출전 사진입니다)

(출처 : 플릭커닷컴)

(2019년 체코 오픈 남자 개인단식 프리리미너리 2라운드 128강 조대성 VS 크리스티안 카를손)

(출처 : 유튜브)

조대성은 크리스티안 카를손을 상대로 출발이 좋았습니다. 첫 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12-10으로 승리하며 먼저 앞서갔습니다. 조대성은 10-8로 앞선 상황에서 듀스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포핸드 드라이브 득점에 이은 서비스 포인트로 12-10으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조대성은 이후, 2, 3게임은 연이어 내주며 바로 역전을 허용했고, 다시 4, 5게임을  따내며 승부를 뒤집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게임이 된 6게임에서 크리스티안 카를손이 갑작스런 발목 부상으로 기권하며 경기는 조대성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번 경기는 조대성과 크리스티안 카를손의 역대 2번째 맞대결로, 조대성이 승리하며 역대 전적 2전 1승 1패를 기록했습니다. 두 선수의 첫 맞대결이었던 2018년 선전 중국(China/플래티넘) 오픈 프리리미너리 2라운드 64강은 조대성이 크리스티안 카를손에 1-4(7-11, 9-11, 11-7, 8-11, 3-11)로 패했습니다.

2019년 2번째 본선 진출

(출처 : 플릭커닷컴)

(조대성 2019년 월드투어 성적)

(출처 : 정리하는 빠빠빠)

(2019년 호주 오픈 남자 개인단식 프리리미너리 라운드 32강 조대성 VS 웡춘팅)

(출처 : 유튜브)

조대성은 체코 오픈에서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7월에 출전한 호주(Australian/플래티넘) 오픈 이후 올해 2번째 본선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호주 오픈에서는 프리리미너리 라운드 32강에서 웡춘팅을 4-2(9-11, 11-9, 11-7, 9-11, 7-11, 2-11)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본선 첫 경기에서 영국 에이스 리암 피치포드에 2-4(7-11, 11-9, 14-16, 8-11, 11-9, 8-11)로 패했습니다.

조대성의 월드투어 기록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유달리 홍콩 선수들에 강했다는 것입니다. 조대성은 올해 첫 출전 대회인 카타르(Qatar/플래티넘) 오픈에서 호콴킷(Ho Kwan Kit)을 이겼고, 호주 오픈에서 람시우항(Lam Siu Hang), 웡춘팅을 연이어 이겼습니다. 조대성은 출전 하는 대회마다 프리리미너리 라운드를 통과해야 하는 신인급 선수지만, 홍콩 대표 주전 3인에게는 전승(全勝)을 거두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출처 : 빠빠빠 탁구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