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혁이 28일 2년여 만의 복귀전에서 승리한 후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탁구닷컴]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으로부터 미래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취촉장을 받고 있는 주세혁 '선수'(오른쪽). [사진=월간탁구/더핑퐁]
주세혁은 사실상 한국의 최고참 선수다. ‘빠른 80년생’인데 동기 유창재(79년생)가 부천시청의 플레잉코치로 아직 선수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고교동기 최현진과 김상수가 각각 인삼공사 감독과 마사회 코치다. 주세혁이 실업 1년차를 상대하면 ‘20살 차 대결’이 된다. 어린 선수들은 호칭을 어려워하며 아예 “주샘(주 선생님)”이라고 한다.
또 주세혁은 전례가 없었던 ‘위원장 선수’이기도 하다. 후배 유승민 IOC위원이 대한탁구협회장이 되면서 지난 22일 한시적 회장 직속 자문기구인 미래발전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것이다. 대한탁구협회의 주요임원이 선수로 뛰는 셈이다. 탁구닷컴과 함께 생활체육활성화에도 품을 팔고 있고, 외국 탁구인들이 가장 먼저 찾는 한국 최고의 ‘국제통’이기도 하다.
주세혁은 그동안 각종 활동으로 연습을 많이 하지 못했다. 스스로 “시간이 나는 대로 탁구채를 잡았지만, 제대로 운동한 것은 열흘 정도”라고 밝혔다. 라켓을 놓아도 할 일이 많은 주세혁은 그래도 향후 2~3년은 ‘선수’로 더 뛸 생각이다. 확실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저는 탁구로 얻은 게 많아요. 그리고 탁구로 하고 싶은 것도 많고요. 외국에 많이 다녔기에, 외국에서는 보편화돼 있는 시스템을 한국에도 적용해보고 싶어요. 일단은 다시 실업선수가 됐기에 신생팀이 자리를 잡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리고 외국대회에 출전하고, 할 수 있다면 세계랭킹도 30위권 이내에 다시 이름을 올리고 싶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국 탁구선수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마음 편히 운동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발트너는 51세에 은퇴했잖아요.”
많은 탁구팬들이 주세혁의 선수복귀를 반기고 있다. 그의 목표와는 별개로, 흘러간 동영상이 아니라, 리얼타임으로 그의 명품수비탁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천)=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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