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왕난의 눈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결승.
작성자 이옥수(빠빠빠)
등록일2020-08-28 07: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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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왕난(Wang Nan. 王楠)에게 2002년 부산(Busan) 아시안게임(2002.09.29~10.14)은 눈물로 기억되는 대회입니다. 왕난은 이미 2000년 시드니(Sydney) 올림픽, 세계탁구선수권대회 2회(1999 에인트호번, 2001 오사카) 우승, 여자 탁구 월드컵 2회(1997 상하이, 1998 타이베이), 그랜드 파이널스 2회(1998 파리, 2001 하이난) 우승하며 탁구 그랜드 슬램 및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에 성공한 세계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총 4개(여자 개인단식, 여자 개인복식, 혼합복식, 여자 단체전) 종목에 출전해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습니다.

 

왕난은 여자 개인단식은 결승에서 라이벌 장이닝(Zhang Yining)에 접전 끝에 3-4(7-11, 6-11, 11-7, 14-12, 8-11, 11-6, 9-11)로 패했고, 궈옌(Guo Yan)과 함께 출전한 여자 개인복식은 4강에서 한국 이은실(Lee Eunsil), 석은미(Seok Eunmi) 조에 2-4(8-11, 11-8, 10-12, 11-9, 11-8, 11-4)로 패했습니다. 4강에서 왕난, 궈옌을 꺾은 이은실, 석은미는 결승에서 장이닝, 리난(Li Nan) 조에 짜릿한 4-3(11-9, 11-8, 8-11, 11-7, 8-11, 9-11, 10-12) 역전승을 거두며 최종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왕리친(Wang Liqin)과 함께 출전해 세계 1위 복식조로 기대를 모은 혼합복식은 4강에서 홍콩의 청육(Cheung Yuk), 티에야나(Tie Yana) 조에 3-4(7-11, 7-11, 14-12, 13-11, 11-8, 9-11, 11-13)로 패했습니다. 4강에서 왕리친, 왕난을 꺾은 청육, 티에야나는 결승에서 한국 유승민(Ryu Seungmin), 유지혜(Ryu Jihae) 조에 4-3(12-14, 5-11, 10-12, 11-8, 11-7, 14-12, 11-3)으로 꺾고 최종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그리고, 왕난에게 최고 흑역사가 된 경기가 바로 여자 단체전 결승이었습니다. 중국은 여자 단체전에 왕난, 장이닝, 리난, 니우지엔펑(Niu Jianfeng), 궈옌 5명의 선수가 출전해, 당연히 우승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결승전 패배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중국은 A 그룹(싱가포르, 홍콩, 한국, 파키스탄) 예선 전 경기 3 대 0 완승, 8강 홍콩 3 대 0 완승, 4강 싱가포르 3 대 0 완승으로 결승에 올랐지만, 결승에서 생각지도 못한 북한 1 대 3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중국은 주전 선수 5명 중에 무려 4명(왕난, 장이닝, 리난, 니우지엔펑)이 세계 탑 5에 올라있는 선수였지만, 세계 13위 김현희(Kim Hyon Hui)가 이끄는 북한에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북한은 8강 한국 3 대 1, 4강 일본 3 대 2로 꺾고 결승에 올라, 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여자 단체전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왕난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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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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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결승전 중국 VS 북한)

 

결승전에서 중국은 장이닝, 왕난 주전 출전, 리난 비주전 출전했고, 북한은 김현희, 김향미(Kim Hyangmi) 주전 출전, 김윤미(Kim Yunmi) 비주전 출전했습니다. 출발은 중국이 쉽게 앞섰습니다. 1매치 첫 경기에서 세계 2위 장이닝이 북한에서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김현희를 3-0(11-9, 11-9, 11-5)으로 꺾으며 먼저 앞서 나갔습니다. 하지만, 2게임에서 당시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 왕난이 김향미에 0-3(7-11, 8-11, 6-11) 완패를 당하며 분위기는 순식간에 북한 쪽으로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중국은 3매치에서 리난이 김윤미에 2-3(11-9, 9-11, 5-11, 13-11, 9-11)으로 패하며 큰 위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단체전 본선에서 중국의 선수 운용은 장이닝, 왕난 주전 출전, 니우지엔펑 비주전 출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결승에서 리난을 출전시켰고, 리난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패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코치진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본선에 처음 출전한 리난은 2매치 왕난의 패배에 부담이 매우 컸습니다.

 

리샤오동(코치) - "오늘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왕난은 백핸드에 문제가 있었고,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었다. 팀 전체적으로는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플레이를 매우 잘했다. 그들은 4강에서 일본을 꺾은 다음 정신력이 대단했다. 왕난은 예전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많이 시간이 필요한 문제점이 있었다" (출처 : 미상)

 

- 리샤오동 코치가 왕난이 컨디션을 끌어올리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부분은, 왕난은 결승전이 예상 시간보다 크게 늦어지면서 컨디션 조절 실패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김윤미는 여자 선수로 보기 드문 중국식 펜홀더에 백핸드 롱 핌플을 사용하는 선수였습니다. 앞서, 2001년 오사카(Osaka) 세계 대회에서 이변의 동메달을 차지한 이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리난을 3-2로 꺾으며 팀 우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4매치. 중국은 장이닝의 컨디션이 무척 좋았기 때문에, 왕난이 4매치만 이겨준다면, 5매치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왕난은 또다시 패하며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왕난은 4매치에서 노장 김현희에 1-3(8-11, 11-6, 7-11, 11-13)으로 패하며 결국 금메달은 북한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믿었던 왕난은 단체전에서 홀로 2패를 당하며 팀 패배의 결정적 패인(敗因)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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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여자 대표 팀의 환호)

(출처 : 미상)

 

이로써, 중국 여자 대표 팀은 1986년 서울(Seoul)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한국(현정화, 김영미, 이선, 양영자)에 패해 은메달을 딴 이후, 무려 16년 만에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북한은 전(前) 대회인 1998년 방콕(Bangkok) 대회 은메달 이후 사상 첫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출처 : 빠빠빠 탁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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