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단체 사상 첫 세계 대회 동메달.[1995 톈진 세계탁구선수권]
작성자 이옥수(빠빠빠)
등록일2020-05-08 05: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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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중국 톈진(Tianjin)에서 개최된 제43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한국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대회였습니다. 한국은 여자 단체전(김무교, 박해정, 박경애, 유지혜) 은메달, 남자 단체전 동메달(추교성, 김봉철, 김택수, 이철승, 유남규), 혼합복식 동메달(이철승, 유지혜)을 따내며 세계 대회 입상 메달만 3개를 따냈습니다. 유해 풀 논란으로 김택수의 남자 개인단식 동메달이 취소된 것도 1995년 톈진 대회였습니다. 한국 여자 대표 팀은 오랫동안 대표 팀을 이끌어온 현정화(Hyun Junghwa), 홍차옥(Hong Chaok), 홍순화(Hong Soonhwa)가 모두 은퇴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여자와 달리, 한국 남자 대표 팀은 이전까지 세계 대회 단체전에서 한 번도 입상하지 못했습니다. 이전까지 1969년 뮌헨(Munich) 대회에서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한국 남자 대표 팀은 1995년 톈진 대회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첫 남자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한국 대표 팀은 1995년 톈진 대회에 남자 8명, 여자 7명이 대표로 출전했습니다. 남자는 세계 랭킹 자동 출전 2명(김택수/세계 4위, 유남규/세계 19위), 풀리그 선발전 상위 3명(김봉철, 오상은, 이철승), 강화위원회 추천 3명(추교성, 이상준, 박상준)으로 8명을 선발했고, 여자는 풀리그 선발전 상위 3명(김분식, 박해정, 박경애), 강화위원회 추천 4명(김무교, 이경선, 김경아, 유지혜)으로 7명을 선발했습니다.


선발전 성적

남자 풀리그 - 1위 김봉철(동아증권) 7승/2위 오상은(제일합섬) 5승 2패/3위 이철승(제일합섬) 5승 2패<승자승>/4위 추교성(상무) 4승 3패/5위 이상준(상무) 3승 4패/6위 박상준(상무) 2승5패/7위 이유진(제일합섬) 2승 5패/8위 강희찬(대우증권) 7패


여자 풀리그 - 1위 김분식(제일모직) 8승/2위 박해정(제일모직) 7승 1패/3위 박경애(대한항공) 4승 4패/4위 이경선(현대) 4승 4패/5위 석은미(현대) 4승 4패/6위 김무교(대한항공) 4승 4패<이상 승자승>/7위 이은실(제일모직) 3승 5패/8위 김경아(호수돈여고) 2승 6패/9위 김복래(경일여고) 8패

 

선발전 경기 결과 남자 김봉철(Kim Bongchul), 오상은(Oh Sangeun), 이철승(Lee Chulseung), 여자 김분식(Kim Boonsik), 박해정(Park Haejung), 박경애(Park Kyungae)가 차례로 국가대표에 선발되었습니다.

 

 

남자 조3위 8강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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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상)

 

당시, 세계 대회 단체전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룹별 예선, 본선으로 나눠 진행되었습니다. 그룹별 예선은 총 16개 팀을 A 그룹 8개 팀, B 그룹 8개 팀으로 나눠 풀리그로 경기했고, 본선은 각 그룹별 상위 4개 팀이 다시 8강 토너먼트로 최종 우승 팀을 가렸습니다. 한국 남자는 A 그룹에서 이탈리아, 체코, 프랑스, 루마니아, 러시아, 일본, 스웨덴과 경기했고, 여자는 B 그룹에서 리투아니아, 미국, 영국, 헝가리, 대만, 독일, 홍콩과 경기했습니다.

 

여자 대표 팀은 그룹별 예선부터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여자는 B 그룹에서 7전 전승 조 1위의 성적으로 8강 본선에 올랐습니다. 실질적인 조 1위 결정전이었던 홍콩과의 마지막 경기를 3 대 1로 승리하며 조 1위에 올랐습니다. 여자 대표 팀은 1매치에서 류해정이 차이포와(Chai Po Wa)에 0-2로 패했지만, 이후, 2매치 박경애, 3매치 박해정/류해정, 4매치 박경애가 차례로 승리하며 홍콩을 3 대 1로 꺾었습니다. 여자 대표 팀은 주전 선수가 3명(현정화, 홍차옥, 홍순화)이나 은퇴하며 기대보다 우려가 컸지만, 그룹별 예선 성적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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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톈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A 그룹 예선 한국 경기 결과)

 

여자와 달리 남자는 5승 2패 조 3위의 성적으로 본선 8강에 합류했습니다. 한국은 첫 게임 이탈리아를 3 대 2, 2번째 게임 체코를 3 대 0으로 꺾었지만, 3번째 게임에서 유럽 강호 프랑스에 접전 끝에 2 대 3으로 패해 첫 패배를 당했습니다. 한국은 1, 2매치에서 김택수, 유남규가 패트리크 칠라(Patrick Chila), 장-필리프 가티엥(Jean-Philippe Gatien/가시앙)을 차례로 꺾으며 2 대 0으로 먼저 앞서갔지만, 3, 4, 5매치를 차례로 내주며 2 대 3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한국은 3매치에서 이철승이 데미앙 엘루아에 0-2로 패하며 추격을 허용한 이후, 4, 5매치에서 김택수가 장-필리프 가티엥에 1-2, 유남규가 패트리크 칠라에 1-2로 패했습니다. 하루 전 일본에 1 대 3으로 패했던 프랑스는 3번째 게임에서 난적(難敵) 한국을 3 대 2로 꺾으며 양 팀의 승패가 2승 1패로 똑같아졌습니다.

 

이후, 한국은 루마니아 3 대 0, 러시아 3 대 0, 일본 3 대 1로 꺾은 후, 마지막 경기에서 유럽 최강자 스웨덴에 0 대 3 완패를 당해 최종 경기 결과 5승 2패를 기록했습니다.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는 1, 2, 3매치에 김택수, 유남규, 이철승이 차례로 출전해, 3명 모두 스웨덴 선수들(얀-오베 발트너, 요르겐 페르손, 페테르 카를손)에 0-2 완패를 당했습니다. A 그룹 최종 결과, 스웨덴이 7전 전승 조 1위로 본선에 올랐고, 그 뒤를 이어 프랑스 5승 2패 조 2위, 한국 5승 2패 조 3위, 일본 4승 3패 조 4위로 8강이 겨루는 본선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한국은 프랑스와 똑같은 5승 2패를 기록했지만, 승자승에 밀려 조 3위로 본선에 올랐습니다.

 

 

한국 남자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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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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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톈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8강 한국 VS 벨기에)

 

(1995년 톈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8강 1매치 김택수 VS 필리프 세이브)

(출처 : 유튜브)

 

남자 대표 팀의 8강 첫 상대는 세이브 형제가 이끄는 벨기에였습니다. 한국, 벨기에 8강전의 히어로는 유남규였습니다. 한국은 1매치에서 김택수가 필리프 세이브(Philippe Saive)에 1-2(13-21, 21-14, 16-21)로 패했지만,  2매치에서 유남규가 장-미셀 세이브(Jean-Michel Saive)를 2-0(21-15, 21-12)로 완파하며 바로 따라붙었습니다. 그리고, 4게임까지 2 대 2로 비긴 상황에서 5매치에 다시 출전해 필리프 세이브를 접전 끝에 2-1(21-13, 22-24, 21-16)로 꺾고 승부를 매조지었습니다. 당시, 한국 에이스 김택수가 2 경기를 모두 패하며 부진했지만, 유남규가 2승, 이철승이 1승씩을 따내며 4강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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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톈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4강 중국 VS 한국)

 

한국의 4강 상대는 세계 2위 왕타오(Wang Tao), 1992년 바르셀로나 개인단식 동메달리스트 마원거(Ma Wenge), 유럽 유학파 19살 영건 공링후이(Kong Linghui)가 주축이 된 중국이었습니다. 한국은 김택수, 유남규가 마원거를 완벽히 잡아내며 4게임까지 2 대 2로 버텼지만, 한국 킬러로 통했던 왕타오에 2패, 영건 공링후이에 1패를 당해 2 대 3으로 패했습니다. 한국은 비록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1969년 뮌헨 대회 이후 무려 26년 만에 세계 대회 남자 단체전 4강에 오르는 쾌거(快擧)를 이루었습니다.

 

한국은 4강에서 중국에 패한 후, 3, 4위전에서 프랑스를 3 대 2로 꺾고 최종 3위의 성적으로 남자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당시, 한국이 따낸 동메달은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첫 남자 단체전 동메달이었습니다.

 

 

 

(출처 : 빠빠빠 탁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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