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역전승의 묘미를 그대로 보여준 프랑스와 폴란드의 8강전. [2019 낭트 유럽탁구선수권]
작성자 이옥수(빠빠빠)
등록일2019-09-09 09: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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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는 개인 경기입니다. 야구, 축구와 같이 팀 동료와의 호흡보다는 개인의 기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경기입니다. 하지만, 탁구 단체전을 보면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닙니다. 호흡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의 플레이가 다른 선수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멘탈 스포츠입니다. 그 유명한 2010년 모스크바(Moscow)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 역시, 1, 2 매치에 출전한 딩닝(Ding Ning), 류스원(Liu Shiwen)이 차례로 무너지며 최강 중국도 싱가포르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개최국 프랑스와 신흥 강호 폴란드가 맞붙은 남자 단체전 8강 역시 선수 개개인의 기량(技倆)보다는 흔히 말하는 분위기, 흐름이 지배한 승부였습니다. 프랑스는 주전 3인(시몽 고지, 엠마누엘 르베송, 카 아크쿠즈)의 객관적 전력이 폴란드에 크게 앞서 압승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8월 현재 폴란드에서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야쿱 디야스(Jakub Dyjas)는 세계 76위로, 프랑스 주전 3인 중에 세계 랭킹이 가장 낮은 카 아크쿠즈(Can Akkuzu/세계 56위)보다도 세계 랭킹이 20계단이나 낮았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유럽 6위 프랑스 에이스 시몽 고지(Simon Gauzy)가 폴란드 마레크 바도브스키(Marek Badowski)에 1-3(11-9, 8-11, 11-6, 11-6)으로 패하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더니, 연이은 경기에서 2016년 부다페스트(Budapest) 챔피언 엠마누엘 르베송(Emmanuel Lebesson) 마저 야쿱 디야스에 접전 끝에 2-3(11-8, 9-11, 9-11, 13-11, 11-7)으로 패하며 흔히 말하는 분위기 자체가 폴란드 쪽으로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프랑스는 순식간에 독일을 위협하는 우승 후보에서 첫 경기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팀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22살 프랑스 챔피언 카 아크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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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 아크쿠즈)

(출처 : 플릭커닷컴)


단체전에서 3매치는 비주전이 출전하는 경기지만, 흐름상 아주 중요한 경기입니다. 프랑스와 같이 1, 2매치를 모두 내준 팀은 3매치를 반드시 따내 역전의 발판으로 삼아야 하는 경기입니다. 프랑스는 3매치에 출전한 올해 22살(1997년 5월 23일생)의 카 아크쿠즈가 폴란드의 마체이 쿠비크(Maciej Kubik)에 3-0(11-5, 12-10, 17-15) 완승을 거두며 확실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2019년 프랑스 챔피언인 카 아크쿠즈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1게임 승리 후에 듀스 접전이 벌어진 2, 3 게임을 모두 따내며 3-0으로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카 아크쿠즈의 승리로 급해진 쪽은 이제 폴란드였습니다.


카 아크쿠즈 - "실수하면 더 이상 기회가 없기 때문에 계속 집중해야 했다. 압박감이 대단히 높았다" (출처 : ITTF 홈페이지)



시몽 고지와 엠마누엘 르베송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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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몽 고지)

(출처 : 플릭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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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마누엘 르베송)

(출처 : 플릭커닷컴)

 

(2019년 낭트 유럽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8강 폴란드 VS 프랑스. 4매치 야쿱 디야스 VS 시몽 고지)

(출처 : 유튜브)



(2019년 낭트 유럽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8강 폴란드 VS 프랑스. 5매치 마레크 바도브스키 VS 엠마누엘 르베송)

(출처 : 유튜브)


놀랍게도 카 아크쿠즈 승리 이후에 에이스 시몽 고지와 엠마누엘 르베송이 확실히 살아났습니다. 4매치에서 시몽 고지가 폴란드 에이스 야쿱 디야스를 3-1(11-8, 11-4, 7-11, 11-7)로 꺾었고, 마지막 5매치에서 엠마누엘 르베송이 마레크 바도브스키를 3-1(11-7, 11-8, 9-11, 14-12)로 이기고 길었던 승부를 매조지었습니다. 마레크 바도브스키는 1매치 첫 경기에서 프랑스 에이스 시몽 고지를 3-1로 꺾었지만, 2회 연속 이변(異變)은 없었습니다.


시몽 고지 - "우리는 우승 후보지만, 부담감이 컸다. 처음 1, 2매치는 정말 중요한 경기인데, 폴란드가 승리했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게임 수준을 끌어올렸다. 우리는 둘 다 아주 높은 수준의 경기를 했다. 관중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출처 : ITTF 홈페이지)


엠마누엘 르베송 - "나는 야쿱 디야스와의 2매치에서 기회가 거의 없었다. 나는 극복하고, 앞서갔지만, 마지막 5게임에서 디야스가 경기를 더 잘했다. 1 대 1 상황이면 더 쉬웠겠지만, 우리는 0 대 2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도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는 이겨낼 거라 생각했고, 결국 이겨냈다" (출처 : ITTF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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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레크 바도브스키)

(출처 : 플릭커닷컴)


물론, 마지막 5매치는 엠마누엘 르베송, 마레크 바도브스키 양쪽 모두에게 매우 부담스런 경기였습니다. 패한 마레크 바도브스키 역시 승리의 기회가 있었지만, 제대로 살리지 못했습니다. 마레크 바도브스키는 경기가 시작되고 1, 2게임을 연이어 패했지만, 3게임을 11-9로 따내며 한 게임을 따라붙었습니다. 마레크 바도브스키의 역회전 서비스를 엠마누엘 르베송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승부는 4게임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마레크 바도브스키는 4게임 역시 6-2까지 앞서가며 승부는 마지막 5게임으로 넘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마레크 바도브스키는 6-2에서 무려 7실점하며 6-9로 역전당했고, 결국 듀스 접전 끝에 12-14로 패했습니다. 마레크 바도브스키의 패배로 최종 경과는 프랑스의 3 대 2 승리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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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플릭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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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플릭커닷컴)


8강 첫 고비를 잘 넘긴 프랑스는 이제 4강에서 유럽 최강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상대로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되었습니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프랑스가 뒤지지만, 역전승으로 한 껏 고조된 팀 분위기와 홈 팬들의 열광적 응원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독일은 8강 첫 경기에서 다르코 요르지치(Darko Jorgic), 보얀 토키치(Bojan Tokic)가 이끄는 슬로베니아를 3 대 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올랐습니다.

 

 

 

(출처 : 빠빠빠 탁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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