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클럽 나는 이렇게 운영했다 제2편 - 인테리어
작성자 유두준(프로악당)
등록일2019-06-16 09:23:41
조회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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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탁구에 미쳐서 한참 운동하던 1988년 무렵에는 탁구장 시설은 열악 그 자체였습니다.

1988년 올림픽 이후에 탁구 붐이 일어서 빈 상가마다 탁구장이 넘쳐나던 시절이었지만 그 당시 마루 시설이 되어있는 탁구장을 본 기억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만큼 탁구장 하면 돈 안들이고 차리는 업종이라는 인식이 많이 박혀있었는데 제가 처음에 탁구클럽을 오픈 할 시점에도 그런 생각들이 거의 지배적이었습니다. 간혹 시설이 뛰어난 탁구클럽이 소개되면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유가 평소 우리들이 운동하는 탁구클럽들이 그 만큼 환경이 열악한 곳들이 많았던 반증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처음 탁구클럽을 오픈할 때 인테리어 비용에 투자를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음반점이 mp3 때문에 망한 이후여서 돈도 없었지만 그 이면에는 탁구클럽은 돈을 많이 들일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저 역시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생각이 많이 바뀌었는데 탁구클럽이 쾌적하게 운동할 수 있는 좋은 환경과 그리고 여기에 클럽 운영 노하우와 열정이 보태지면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는 기본 여건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처음 탁구클럽을 들어서는 순간 그 클럽의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는 실내 환경과 냄새 그리고 느껴지는 분위기에서 거의 판가름이 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설을 안 따지고 집 근처에서 운동하는 분들도 많지만 요즘은 좋은 환경과 즐탁 분위기를 찾아 먼 거리에 있는 탁구클럽을 찾아 일부러 운동하러 가는 분들 역시 많다는 점이 그 반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확장 이전한 장소에는 인테리어를 좀 더 고급스럽게 하기로 결정하고 진행했습니다.

 

처음 생각에는 돈은 조금 들이면서 고급스럽고 쾌적하게 만들겠다는 즉 가격대비 큰 효과를 얻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시작했는데 나중에 결재할 때 처음 제시한 금액보다 거의 배가 나와서 인테리어 업자와 그 당시 약간의 의견 충돌이 생겨서 이 역시 경험 부족을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인테리어 업자이기에 정확하게 견적서도 받지 않았고 구두 상으로 대략 얼마정도 들겠다는 이야기만 듣고 시작했으니..... 

 

생각보다 금액이 많이 나온 이유는 사용된 자체들을 친환경 소재로 최상의 제품들을 사용했고 가장 큰 비용이 들었던 원목마루 가격이 환율이 가장 비싼 시기에 깔아서 추가 비용이 드는 등 사소한 것이 쌓이다보니 평수가 넓어 생각보다 인테리어 비용이 많이 추가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탁구클럽 인테리어가 최상으로 나와 운영에서 큰 도움을 주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서 지금은 그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탁구클럽 인테리어를 하실 분들은 몆가지 사항을 정말 주의 하셔야 합니다.

1. 견적서를 서너군 대서 받은 후 일단 너무 싼 곳은 피하셔야 합니다.

 - 원목 마루라고 깔았는데 원목 마루가 아닌곳을 본적이 있습니다.

 - 저는 모르겠던데 같이 간 인테리어 업자는 단번에 알아보고 살짝 이야기 해 주더군요. 

 - 지나치게 싼 곳은 거품을 뺀 것이 아니라 부실 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런 업체는 공사 후 사후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 비싸다고 외면하지 마시고 왜 비싼지 그 합당한 이유를 반드시 들어보시고 결정 하셔야 합니다.

 - 자재를 친 환경 소재를 사용하셔야 나중에 냄새 등으로 고생을 적게 합니다.

 - 싼 자체보다는 적당한 수준 이상의 자제를 사용하시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4. 탁구클럽은 마루가 가장 중요합니다.

 - 경험이 풍부한지 설치한 탁구클럽을 방문해서 의견을 들어보시고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특히 지하실은 탁구장 마루 공사는 경험이 많은 목수가 시공을 해야 합니다. 

 - 될 수 있으면 원목마루를 사용하여 탁구클럽 품격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5. 견적을 받아도 추가금이 들게 되므로 이 부분을 인테리어 업자와 확실하게 해 두셔야 합니다.

6. 하자보수 기간을 확실하게 정하고 잔금을 하자보수 보증금으로 일정 금액 남겨두셔야 합니다.

 

이제 새 보금자리에 본격적으로 인테리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전에 제가 한 작업은 실내를 측정하여 도면을 그린 후 탁구대 배치를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법은 상가를 얻기 전에 미리 정확히 탁구대 배치를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므로 혹여 탁구클럽을 차리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상가를 계약하기 전에 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가 내부와 탁구대를 같은 비율로 축소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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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초기 배치도 모습입니다.

 

원래는 지금 5번 탁구대 자리에 사무실을 만들려고 했는데 탁구클럽이 둘로 나뉘면 공간 효율성이 죽을 것 같아서 그 곳에도 탁구대를 배치했습니다. 지금도 그 선택이 매우 탁월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현재 그 곳에 사무실이 있다면 공간이 둘로 나뉘어 효울 성이 매우 떨어졌을 것입니다. 그 만큼 인테리어는 자신의 좁은 시야보다는 보다 넓게 의견을 구해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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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는 비싸더라도 원목 마루인 오크로 깔았습니다.

 

나왕은 전반적으로 어두워서 반지하 탁구클럽 실내를 어둡게 하여 분위기를 칙칙하게 할 수 있었고, 더 큰 이유는 나왕을 깔을 경우 광택을 내기 위해서 샌딩 작업 후 라커를 충분히 먹인 후 니스 칠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그 냄새가 장난이 아니라 회원들이 한 동안 고통을 받을 수 있어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그런 반면 오크는 나무 표면에 미리 코팅이 되어 있는 제품이어서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색상이 중후해서 탁구클럽을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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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색상을 노란색으로 칠했는데 사실 모험이었습니다.

 

처음에 벽 생상을 정했을 때 제가 처음보고 반했을 정도로 아주 예쁜 형광색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는데 국산 페인트로는 그 색을 조합할 수 없어 독일산 페인트로 해야 하는데 도색비가 많이 추가가 된다고 하여 즉흥적으로 무광 노란색으로 결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실내를 좀 따뜻하고 화사하게  만들고 싶었고 처음부터 빨간색 탁구대 스커트를 설치하려고 했기에 색 조합이 괜찮을 것 같아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만일 실패하면 벽에 벽지로 도배하기로 마음먹고 칠했는데 칠한 후 3일 동안 밤에 잠을 못 잤을 정도로 후회를 했습니다. 왜 그렇게 어색하고 이상한지.... 그런데 3일이 지나면서 페인트가 마르면서 색이 조금 더 진해지더니 괜찮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탁구대를 설치하고 빨간색 스커트를 설치하자 위 사진처럼 기적처럼 배색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색이 더 진해져서 중후한 느낌이 배어나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한 10년은 색칠을 안하고 지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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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대 스커트를 설치한 진짜 이유는

 

요즘은 탁구대 스커트를 많이 설치하지만 그 당시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스커트를 설치한 이유는 인테리어 효과도 있지만 진짜 목적은 회원들이 탁구 치면서 공 줍는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느끼겠지만 탁구대 밑으로 들어가는 공 줍느라 허리들 아팠을 것입니다. 

 

거기에 또 한 가지 이유는 청소 시간을 대폭 줄여주고 먼 지량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탁구대 밑에 항상 먼지가 많이 모여들고 탁구대 다리에 먼지가 많이 않아 걸레를 청소를 잘 해주지 않으면 탁구클럽이 지저분해지고 그 분진으로 인해 실내 공기가 탁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연곡절 끝에 인테리어가 성공적으로 마루리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생각보다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투자했더군요. 돈이 없다보니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를 최대로 받아서 사용했는데 1년뒤에 건물주 부부가 와서 실내를 보더니 그 놀래는 표정에서 암울한 제 미래를 보았습니다. 임대료가 팍팍 올라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그래서 1층 부동산에 물어보니 5년 동안 팔려고 내놨는데 팔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또 무리를 해서 상가를 아예 사 버렸습니다.  

 

돈 한 푼 없이 상가를 사기까지 그 과정은 정말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인테리어에 있는 돈 없는 돈 다 쏟아 부은 상태에서 유일한 희망이 은행 대출이었는데 상가들이 워낙 많이 경매로 넘어 가다보니 은행에서 상가 대출을 아예 안 해주거나 액수가 적어서 방법이 없었습니다. 

 

전전긍긍할 때 회원 한 분이 잘 아는 지점장을 소개해줘서 상가 대출을 받을 수 있었고, 일부 모자라는 금액은 지인이 도와줘서 우연곡절 끝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임대료보다 이자가 더 많이 나가지만 내 건물이라 마음 편히 탁구클럽을 운영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고 다 죽은 상가를 저렴하게 구입해서 최상의 탁구클럽 자리로 성장 시켜서 그 자체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유두준탁구클럽을 만들기까지 제가 흘린 피땀은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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