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클럽 나는 이렇게 운영했다 제1편 - 초보 관장의 첫 발
작성자 유두준(프로악당)
등록일2019-06-07 09: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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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10년 동안 운영한 음반점을 접고 평생소원이었던 탁구클럽을 차리기 위해 자리를 보러 다니던 시절을 지금 돌이켜 보면 참 맹점 투성이었습니다. 장사는 위치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이왕이면 지상을 얻어야 실내 환경과 광고 효과가 좋을 것 이라는 신념하에 수많은 상가를 보러 다녔는데 마음에 드는 위치는 월세에 관리비를 합산하니 보통 300~600만원 사이어서 초보 관장으로서 도저히 엄두가 나지를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탁구장은 공간 효율성이 무척 떨어지는 업종 이다보니 지나친 유지비는 결국 피땀흘려 일해서 건물주 좋은 일만 시키고 내가 가져갈 수입은 상대적으로 적거나 적자를 보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얻은 상가가  병원 건물로 지었다가 분양이 안 되어 비어있는 자리를 발견하고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80만원에 계약했습니다. 위치도 4차선 도로변이라 차들이 지나다니면서 광고 효과도 있을 것 같아서 비교적 괜찮아 보였고 그 당시 대안이 그 상가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계약 평수는 88평이었는데 실 평수가 50평대에 정사각 형태라 탁구대 3대에 레슨 1대를 억지로 놓을 수밖에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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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번 탁구대만 제대로 칠 수 있는 공간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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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3번 탁구대는 뒤에 레슨실이 있어 앞뒤가 좁고 공 줃으러 다니기 바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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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탁구대 뒷편에 레슨실을 만드어서 전반적으로 불편했습니다.

 

탁구클럽 운영은 정말 하루하루가 희망차고 즐거움의 연속이면서 동시에 남을 가르친다는 레슨에 대한 불안감도 많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무척 공부를 많이 했고 최대한 생활체육인의 입장에서 내가 겪었던 실패와 좌절을  접목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정말 열심히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경험이 없이 탁구장에 회원으로 활동했던 동호인 시절 생각을 운영에 주로 접목하려다 보니 수익성과는 거리가 있어 초보 관장의 한계와 싸우면서 사업가로서 시야를 넓히는데 주력을 하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반을 조금씩 잡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구장이 너무 좁아 회원를 받는데 한계가 있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일정 수입 이상을 올리기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확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씩 시간을 내어 넓은 상가들을 살펴보고 있던 중 건물주가 갑자기 월세를 40만원 더 올려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월세 120만원에 부가세 12만원 132만원인데 현 위치에서 너무 센 금액이라 며칠을 고민 후 세를 빼겠다고 이야기 한 후 새로운 장소를 찾아서 본격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평수가 넓은 상가들은 신 시가지에 주로 있어 강남대 근처, 수지구, 단국대 근처, 기흥구청 근처등을 모조리 뒤졌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너무 비쌌습니다. 지하실도 관리비가 더해지면 탁구클럽으로서 해답이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탁구장은 비워야 하는데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계획을 세워서 나름대로 조건을 다시 만들어 좀 더 세밀하게 찾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탁구클럽 1층에 아주 한가한 부동산이 있어 조건에 해당하는 상가를 다시 찾기 시작했는데

 

그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장소가 외져도 걸어서 5분 이내 거리에 주차할 공간이 많아야 한다.

- 주차하기 편하면 외진 장소 단점을 충분히 커버 하고도 남고 

 

- 장소가 외지면 월세가 저렴하면서 탁구클럽을 오래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면서

- 같은 비용으로 더 넓은 공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가령 현 제 클럽은 아주 외진곳에 위치하는데 회원 상당수가 수지, 동백, 용인 처인구, 수원, 분당등 먼거리에서 운동하러 오고 있어 장소가 외져도 즐탁 환경이 잘 잡혀있으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월세 + 관리비가 150만원 이하여야 한다.

- 월세가 + 관리비가 지나치게 높으면 뼈 빠지게 일해서 주인 좋은 일만 시킵니다.

- 클럽에 문제가 생겨 회원들이 대거 나가면 한동안 큰 낭패를 보게 됩니다.

- 관장이 레슨을 직접 하면 250만원까지 가능하지만 코치를 둬야 한다면 위 금액을 넘으면 가장의 입장에서 힘든 운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단순히 산술적 계산 즉 레슨 몆명이면 수입이 얼마니까 하고 비싼 상가를 계약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절대 피해야 할 사항입니다.

 

3. 반 지하를 우선으로 하되 건물을 잘 지은 건물 지하도 괜찮다.

- 이유는 월세도 저렴하지만 여름, 겨울철 냉 난방비가 큰 차이가 납니다.

- 처음 탁구클럽이 2층에 서향이라 여름에 무지하게 덮고 겨울에 무척 추웠습니다. 

- 지하실은 방수 페인트를 칠한 후 인테리어를 하고,

- 평소 제습기를 가동하여 습기를 제거하면 지하실도 쾌적한 실내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 현재 제 클럽도 업소용 제습기 4대를 사계절 가동하는데 하루에 나오는 물 양이 생각보다 무척 많습니다. 만일 제습기가 없다면 곰팜이 냄새에 실내 환경이 열악했을 것입니다.

 

* 지하실을 얻을 시 주의사항

- 구조적으로 부실 시공한 건물은 지하를 피해야 합니다.

- 벽에 물이 흐른 자국이 있는지, 습기가 많이 올라오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 특히 배수 펌프가 있는 지하실은 더욱 유념하셔야 합니다. 

- 많은 곳을 다니다 보니까 부실한 건물은 들어가보면 느낌이 오더군요. 

 

 

4. 탁구대를 레슨 1대, 회원용 5대 이상을 설치할 수 있어야 한다

- 이 정도가 되어야 일정 수입이 보장되어 탁구클럽을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습니다.

- 저도 소규모로 운영을 해보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일정 금액 이상 수입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 그러나 좁게 많은 탁구대를 놓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5. 기타사항

- 지상을 얻는다면 절대 서향과 최상층은 피해야 합니다.

- 여름에 엄청 덥고, 겨울에 무척 춥고 아무튼 전기료가 많이 듭니다.

- 요즘 상가가 경매에 많이 넘어가므로 반드시 부동산을 통해 계약서를 써야합니다.

 

이런 조건을 가지고 상가를 뒤지기 시작했는데 정말 없더군요.

그러다 부동산에서 매물을 검색하던 중  우연히 지하실 500㎡가 넘는데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여기가 어딘지 자세히 보니 신미주아파트 단지 내 상가였습니다. 가서보니 공장으로 사용하다 망해서 세를 못 빼서 2년 넘게 고생하고 있었는데 첫 대면에서 솔직히 저도 쳐다보기 싫을 정도로 실내가 엉망이었고 위치 역시 상권으로 보면 최악의 장소였습니다. 말 그대로 덩치만 컸지 아무도 찾는 이 없는 그런 상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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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공장이 짐을 빼고나서 촬영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파트 상가라 낮에 주차하기 여건이 좋아고 주변에 주차할 공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중학교 두 곳이 있어서 외부에서 찾아올 때 이정표로 활용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그 정도 임대료에 150평 가까운 넓은 공간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반 지하였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공장 주인이 방수 페인트도 잘 칠해놨고 벽등을 살펴봐도 물이 흐른 흔적도 없고 바닥을 살펴보니 습기도 그리 많이 올라올 것 같지 않았습니다. 

 

평소 잘 아는 인테리어 업자를 불러서 견적을 뽑아보는데 이 정도 공간이면 400~500만 원대 월세를 내야 얻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로 계약을 했습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현 탁구클럽 자리와 만남은 정말 운명이었고 평생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 

등록된 총 댓글 수 3
  • 유인덕(에어핑퐁) 2019-06-13 17:57:21
    유관장님 안녕하세요..^^
    다음글이 궁금하네요...
    혹시 연재글 아닌가 해서요...
  • 유두준(프로악당) 2019-06-14 12:06:00
    네 총 6편으로 쓴 글입니다...^^
  • 유두준(프로악당) 2019-06-07 09:37:50
    2012년 8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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